과거 삐삐의 용도와 시대적 배경 그리고 몰락
우리가 삐삐라고 부르는 페이징 장치 또는 호출기를 지칭입니다.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통신장치는 20세기 후반 유선 전화에 연결하지 않고도 실시간 통신을 할 수 있는 장치로 1980년대와 1990년대 초에 두각을 나타내었습니다. 전통적인 전화 통신과 다가오는 휴대폰 혁명 사이의 중간 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삐삐는 주로 숫자 코드나 짧은 문자 메시지를 표시하는 소형 휴대용 장치였습니다. 즉, 송신이 되지 않는 오로지 수신만 되는 단방향 통신기기입니다. 메시지는 주로 통신 회사나 특정 공급자가 운영하는 페이징 서비스를 통해 전송되었습니다. 누군가 호출기로 사람에게 연락하기를 원하면 호출기 서비스에 전화를 걸어 수신자에게 할당된 번호나 코드를 제공합니다.
메시지를 수신하면 삐삐는 사용자에게 새로운 정보를 확인하도록 경고하는 뚜렷한 소리나 진동을 보냅니다. 신호를 받은 사용자는 제공된 번호로 전화를 걸거나 공중전화나 유선 전화를 찾아 답을 보내는 방식입니다.
그 시대에는 특이한 직업이 존재하였습니다. 문자삐삐 교환원(문자삐삐 도우미)이라는 직업입니다. 문자 호출 사용자가 전하고 싶은 말을 알려주면 이를 수신자에게 문자로 전달해 주는 것이 주요 업무입니다.
1980년대 삐삐는 대중적이지 않았습니다. 의사, 군인, 국가기관 요원, 고소득 직종, 특수 직종등 특수한 경우에 사용하는 통신장비였습니다. 특히 고가의 가격으로 일반인에게 널리 보급되지는 않았습니다. 크게 의존하는 주요 직업들로 의료 및 응급 서비스 전문가들이 있었습니다. 의사, 간호사 및 기타 의료 사들은 긴급한 문제에 대한 알림을 받거나 응급 상황이 발생할 때 삐삐를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삐삐의 단순성과 효율성은 중요한 상황에서 적시에 통신을 보장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도구가 되었습니다.
19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전문적인 사용을 넘어 일반인들에게 보편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동 중에도 연락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친구와 지인들 간의 짧은 메시지를 교환하고 모임을 조정하는 데 사용하기도 하며, 1997년 조사에 의하면 4500만 인구 중 2000만에 달하는 이용자가 있었습니다. 이 당시에는 삐삐 가격이 3~5만 원 정도로 가격이 저렴해지고 요금도 2000~4000원 정도로 저렴했기 때문에 많은 이용자가 있었습니다.
1997년부터 휴대폰이 저가화되고 보편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당시에 휴대폰의 사용이 불가능한 지역, 삐삐에 애착을 가졌던 사람, 증권정보의 수신자들이 주로 삐삐를 사용하였습니다. 휴대폰은 문자 메시지, 음성 통화, 인터넷까지 가능하였고 더 이상 삐삐를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시대가 발전하면서 2000년대에 들어서고 자연스럽게 삐삐는 잊혀 버렸습니다.
삐삐로 주고받던 숫자와 의미들
몇 가지 자주 쓰이던 재미있는 숫자 의미들을 모아보았습니다.
0000 : 당신은 나의 0순위
0027 : 땡땡이 치자
010 : 응
0124 : 영원히 사랑해
1004 : 천사
1010235 : 열렬히 사모한다
1052 : LOVE
20000 : 그럼 이만
2929 : 이그이그
331 : 심심해
3312042 : 심심하니 영화 보러 가자
3322 : 보고 싶어
4486 : 죽도록 사랑해
505 : SOS
7676 : 장소 도착
7942 : 친구사이
8080 : 바보
9797 : 구질구질
981 : 급한 일
982 : 굿바이
이 외에도 정말 다양한 의미의 많은 숫자 조합이 존재하였습니다.
삐삐회사의 새로운 전략
우리가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 흔히 볼 수 있던 진동벨, 호출벨 이것이 바로 삐삐 회사가 찾아낸 돌파구입니다. 진동벨의 기본적인 작동 원리는 삐삐와 거의 동일합니다. 무선 통신 기기는 아무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기존 삐삐 회사들은 기존의 노하우를 활용하여 새로운 활용방안을 모색하다가 90년대 후반 미국 레스토랑에서 진동벨을 활용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진동벨은 가게 밖에 대기하는 웨이팅 손님을 부르는 용도로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이렇게 한국 시장에 진동벨이 처음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진동벨의 원리는 이렇습니다. 삐삐에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기지국입니다. 이를 축소하여 진동벨에 적용한 것입니다. 일정 영역 안에서 호출이 가능한 작은 기지국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각 매장에서 손님에게 쉽고 간편하게 안내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미국의 아웃백스테이크매장에서 진동벨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아웃백스테이크가 한국에 진출할 때 진동벨이 한국에서 처음 사용되면서 점점 다양한 매장에서 널리 퍼지기 시작한 진동벨은 특히 카페 문화가 유행을 타기 시작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카페에서 많이 사용된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 들어왔을 때는 대기표나 대기자를 위해서 사용되었지만,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셀프픽업을 위한 소통수단의 방식으로 변화하였습니다. 이제는 더 나아가 키오스크와 연결이 되어 사람이 해야 할 일들을 이러한 장치들이 대신해 주면서 편리하고 간단하게 해주는 시스템으로 발전되게 되었습니다.
'돈버는 사람들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티니핑 때문에 부모들의 등골이 휜다? 커져가는 캐릭터시장 (0) | 2023.05.09 |
---|---|
인공 석유 'e-퓨얼' 때문에 충전이 필요한 전기차 무너지나? (0) | 2023.05.09 |
맞지 않는 휴대폰 충전기, 2024년 아이폰에 대한 유럽의 경고 (0) | 2023.05.07 |
새로운 방식으로 아파트를 짓다 모듈러 아파트 (0) | 2023.05.06 |
다이소가 싸게 팔수 있는 이유는? (0) | 2023.05.05 |
댓글